북서 계절풍이 불기 시작하는 겨울이 되면 가을부터 월동처를 찾아 이동을 시작했던 감성돔들이 서서히 각 지역에서 제각기 자리잡기 시작한다. 감성돔의 월동처로 유명한 곳은 가거도와 거문도 그리고 추자도인데 남해의 끝 부분에 위치한 섬들에서도 월동하는 감성돔들이 있기는 하지만 가거도, 거문도, 추자도에 비해 잡히는 씨알이 다소 작은 편이다. 겨울철 감성돔낚시에서 최대의 적은 수온과 바람이다. 북서계절풍의 영향을 받는 겨울철 우리 나라는 해수의 온도가 8도~14도의 분포를 보여 감성돔 조황의 기복이 심하고 “청물현상”과 같은 극저수온을 포함한 한류가 유입되는 경우도 있어 한시적 불황이 나타나기도 한다. 더욱이 해상에 주의보가 발효되는 날이 많은 겨울철 날씨로 인해 북쪽을 향해 있는 포인트에서는 낚시를 할 수 없는 날이 많으며, 초속 14m~18m정도의 “폭풍 주의보”성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을 등질 수 있는 극소수의 포인트를 제외하고 낚시가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여기에 거센 파도 역시 낚시인을 괴롭히는 장애물 중의 하나로 대두된다. 여름철과 가을철에 낚시인을 괴롭히던 잡어들은 겨울잠을 자거나 따듯한 난류를 따라 이동해 버리기 때문에 겨울철엔 잡고기가 많지 않아 감성돔낚시가 더 재미있다. 겨울철에 등장하는 잡고기는 학공치나 망상어 그리고 복어등이 대표적인데 크릴새우 미끼룰 사용할 경우 이들 잡고기가 쉽게 먹어버리지만 깐새우등의 큰 미끼를 사용하면 잡어들의 성화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겨울철 손꼽히는 감성돔 포인트로는 장도와 초도일대, 거문도와 가거도, 그리고 추자도가 있다. 북서 계절풍이 불기 시작하는 초겨울이 되면 이곳들은 감성돔낚시로 최고의 황금기를 맞는다. 작은 의미에서 위치 이동이든지(깊은 곳에서 얕은 곳으로), 큰 의미에서 장소 이동이든지간에 초반 시즌의 감성돔들은 아직 월동하기 위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동하며 굶주렸던 배를 채우기 위해 경계심 따위엔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밑밥만 들어가면 포인트를 떠나지 않고 끊임없이 입질을 한다. |
추자도나 가거도등의 경우 초반시즌의 감성돔낚시는 초보자라도 쉽게 낚을 수 있을 만큼 쉽다. 그리 깊지 않은 수심 설정과 까다롭지 않은 포인트 여건들이 같은 장소에서 여럿이 동시에 낚시를 해도 감성돔은 쉽사리 도망가지 않고 입질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쉽게 감성돔을 낚을 수 있다해도 일단 여건과 환경을 살펴 감성돔낚시가 겨울철 초반 시즌에 돌입했는지를 미리 알아보아야 조과를 바랄 수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조건들을 몇 가지 살펴보자. 초반시즌의 포인트 여건은 첫째, 갯바위에 돌김이 어느 정도 붙어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아직 수온이 높은 상황이라면 돌김은 갯바위에 달라붙지 않는데다가 수온이 내려가지 않으면 감성돔은 아직 월동처 갯바위 가까이에 붙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둘째, 물색깔이 연한 우유빛을 띄고 있는가를 눈여겨본다. 물빛은 꼭 겨울철 뿐만이 아니고 어느 계절이라도 감성돔낚시에서 조과에 큰 영향을 주는 원인이 된다. 아무리 굶주린 감성돔이라해도 물 밖에 낚시꾼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면 도망쳐 버리기 때문이다. 셋째, 경로를 추적한다. 감성돔은 자신이 다니는 길 이외엔 지나가지 않는 습성이 있다. 즉, 감성돔에게도 물속의 도로가 있다는 것이다. 전국 어느 지역이라도 감성돔이 붙는 시기가 되면 가장 먼저 붙는 지역은 어느 해라도 똑같은 포인트에 먼저 붙는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해마다 같은 일이 감성돔에 의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초반 시즌에 가장 먼저 입질을 시작하는 곳에서 감성돔의 첫입질이 시작되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매번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신들의 일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모르는 듯 새로운 감성돔의 무리는 지난 해 자신들의 선배 또는 조상이었을 감성돔들이 지나갔던 길을 다시 지나간다. 예를 들면 추자도에서는 횡간도나 다무래미가 가장 먼저 초반 감성돔이 붙는 곳인데,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그 곳을 약속이나 한듯 지나간다. 보름섬이나 미역섬 그리고 납덕이등도 거의 비슷한 시즌에 감성돔이 붙는 명 포인트들이다. 그 다음이 악생이나 수령섬 또는 밖미역섬, 푸렝이등으로 연결되므로 이러한 감성돔의 이동하는 경로를 추적해 보면 포인트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고 보다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